일중독과 긴장상태, 스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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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한참 책을 보다가... 딱 저한테 하는 말이 있더군요.

'간단한 일에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단순한 일에도 복잡하게 하는 버릇이 있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최정민 대리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실하게 열심히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맡은 일을 정확하고 철저하게 해 주변에서 유능하고 신뢰감이 간다고 평가한다. 그는 보증수표 같아, 그에게 일을 맡기면 믿음직스럽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한 치의 실수 없이 정확하게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최 대리.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런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다. 남들처럼 여유를 부리고,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기 때문이다. _ 김은정 <링반데룽> 중에서

저는 약간 일중독 증상이 있습니다. 일에 한번 빠지면 집에 가지 않고 밤이고 낮이고 일합니다. 일에 미친 사람처럼 일을 합니다. 너무 심하게 집중해서 일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오직 일만 합니다. 그러다가 지치고 맙니다.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습관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수가 나오면 자책합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나. 내 실력이 고작 이정도였나.

그래서 늘 긴장상태입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은 온종일 피곤해서 만성피로에 시달립니다. 그래도 늘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입니다. 일거리를 더 만들어 냅니다. 일이 많다고 호소하면서도 일에 빠져서 삽니다. 더 완벽하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목표는 점점 더 올라갑니다. 더 완벽하게 더 철저하게 실수 없이. 그렇게 온 힘을 넣어 최선을 다합니다. 쉼이 없고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완전히 지쳐버리도록요.

이런 사람에게 갑작스런 일이 생기면 우울증이 온다고 합니다. 딱 저한테 온 현상이더군요. 심한 긴장상태로 인한 손떨림. 저는 손떨림이 조금씩 심해지더니 불안해지면 손떨림이 너무 심해서, 스마트폰에 버튼을 터치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손떨림이 왔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병원. 의사는 심한 긴장상태로 인한 손떨림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약물처방이 두 달입니다. 중간에 다시 손떨림이 재발되어 약을 바꾸고는 다시 괜찮습니다. 하지만 우울한 건 방법이 없나 봅니다. 약을 다시 조절했습니다. 의사는 일단 손떨림이 나아졌으니 희망을 보자고 합니다.

저의 문제는 심한 긴장상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큰애 치료비 부담감, 평생 짊어져야 할 아들, 아내의... 이러한 것들이 저를 심한 긴장상태로 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화 하라고 말합니다. 단순화 해도 잘못한 게 아니고, 일이 너무 쉽게 풀려도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같은 사람은 너무 일에 메달린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딱 거기까지만 하게요.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

영화를 즐긴다거나 혼자 여유 있게 차를 마실 수 있다면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이면서 짓누른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럴수록 내가 하는 일이 한눈에 보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길이 잡힌다.

조금은 더, 아니 조금씩 더 여유를 부려야겠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에게 말해야겠습니다. 제가 직업이 개발이라서, 개발에서 잘못되면 큰 사단이 일어나기에, 직업적인 긴장감은 어쩔수 없겠지만, 그래도 가정일에 대해서는 조금은 내려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실버리그입니다.
실버리그에선 카드렙 제한이 있다보니,
모두들 만렙이라서,
비슷한 조건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컨트롤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발컨이다보니,
정말 너무 힘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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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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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일에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단순한 일에도 복잡하게 하는 버릇이 있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

나하님께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듯... 요즘을 사는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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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아니라 모두 그렇군요. ㅠㅠ 위로가 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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